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비속어적인 표현 중 하나가 미치겠네! 입니다. 상황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화가 나거나 답답할 때 주로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지요. 미국에 와보니 사람들이 자주 Crazy 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굉장히 놀랐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미치겠네! 와 많이 다른 표현인 비현실적인, 독특한, 재미있는 등등 심지어 긍정적인 칭찬의 의미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로는 오히려 다른 속어들을 사용하여 미치겠네 라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For crying out loud (아! 진짜 미치겠네, 정말!) 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오늘 본문에도 미친다(28, 34절) 라는 단어가 2번 등장합니다. 영어로는 mad 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mad는 crazy처럼 가볍게 쓰일 때도 있지만, 사전적인 정의를 보면 화가 나서 미치고, 정신병리학적으로 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문 단어는 שגע (솨가)인데, 이것은 날뛰다 라는 의미로 정신이 혼미해져 정상적인 의식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할 때 저주를 내리시는데, 결과적으로 35절에 표현대로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혹독한 재앙과 각종 질병이 삶에 전 영역에 미쳐 단 한군데도 성한 곳이 없는 처참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이스라엘의 상태를 동일한 표현으로 묘사 했습니다.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거늘
그것을 짜며 싸매며 기름으로 부드럽게 함을 받지 못하였도다 (사 1:6)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으니 어찌 미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의 저주가 임하면 그 누구도 정신이 온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저주입니까?
첫 번째로 전쟁에 패하는 저주입니다(25-26절). 이것은 다음에 이어 나오는 모든 저주의 출발이 되는 저주라 할 수 있습니다. 전쟁 자체가 참혹할 뿐 아니라, 전쟁에 패한 국가는 완전히 망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모든 질병과 고통이 전쟁과 함께 전쟁의 패배와 함께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25절 그들을 치러 한길로 나가서 그들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할 것이며 의 저주는 7절의 축복과 완전히 역(易)으로 100% 일치하는 반전의 저주입니다. 이 저주는 심지어 전사한 자들의 시체를 거두어 장례를 해줄 사람조차 없고, 시체를 먹는 짐승들을 쫓아 줄 사람도 없을 정도의 비참한 패배입니다.
실제로 하나님의 말씀에 아간 한 사람이 불순종하여 패한 전투가 바로 아이성 전투[1]입니다.
헤렘 전쟁이었던 여리고 전쟁에서 아간이 말씀을 어기고 탈취물을 숨겼다가, 여리고에 비해 훨씬 수월한 아이성 전투에서 대패한 것입니다. 여유 있게 한길로 치러 갔다가 일곱 길로 도망한 사건입니다.
우리 삶에도 이러한 일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충분히 내 능력으로 할 수 있고,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는 일인데도 어이없이 일이 꼬이고, 실패하는 경우 말입니다. 이때는 곰곰이 묵상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애굽의 저주입니다(27-29절). 애굽에 내리셨던 각종 질병과 정신병 저주를 내리실 것입니다.
이것은 전쟁의 패배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패전 후에는 각종 다양한 전염병과 정신병이 생깁니다.
본문이 묘사하는 종기, 치질, 괴혈병, 피부병, 미치는 것, 눈머는 것, 정신병이 정확하게 오늘날 어떤 병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질병을 대표하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각종 질병과 정신적 질병을 앓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불순종은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정신적인 병까지 가중시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 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성령 충만한 자였으나, 거듭된 불순종으로 정신적, 영적 병이 생기고 판단이 흐려져 사위인 다윗을 몇 번이고 죽이려 했고, 또한 전쟁에서 잘못된 판단과 명령을 내려 자신의 아들 요나단까지 사형당할 뻔한 위기를 자초합니다.[2]
더욱 절망적인 것은 애굽에서처럼 압제와 노략을 당하지만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가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수고의 열매를 얻지 못하는 저주입니다(30-34절). 신명기 28:4, 8, 11절에 약속하신 축복[3]의 반전입니다. 약혼녀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김, 집을 건축해도 살지 못함, 포도원을 가꾸어도 먹지 못함, 소를 잡아도 먹지 못함, 나귀와 양을 원수에게 빼앗기고 찾지 못함, 자녀가 포로로 잡혀가지만 손에 힘이 없고 도와줄 자도 없는 상태! 모든 상황이 정말 미치겠네! 입니다. 이 저주의 끝은 다음과 같습니다.
네 토지 소산과 네 수고로 얻은 것을 네가 알지 못하는 민족이 먹겠고 너는 항상 압제와
학대를 받을 뿐이리니 이러므로 네 눈에 보이는 일로 말미암아 네가 미치리라 (33-34절)
우리 삶 가운데 이러한 미칠 것 같은 상황이 올 때가 있습니다. 각종 질병과 어려움, 역경, 수고하지만 전혀 그 수고의 열매를 얻지 못하는 경우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질병과 어려움,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것이 반드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의 결과만은 아닙니다. 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4] 사탄의 공격으로 인한 저주가 임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칠 것 같은 상황이 올 때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합니다.
혹시 하나님 앞에 범죄하거나 불순종한 것은 없는지, 이러한 어려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내 삶과 우리 가정, 우리 공동체에 이루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설상가상(雪上加霜)입니다. 코로나 사태에 이어,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미칠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우리를 돕고, 우리를 구원할 손길은 어디 있는 것일까요?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시 127:1-2)
[1] 백성 중 삼천 명쯤 그리로 올라갔다가 아이 사람 앞에서 도망하니 아이 사람이 그들을 삼십육 명쯤 쳐죽이고 성문 앞에서부터 스바림까지 쫓아가 내려가는 비탈에서 쳤으므로 백성의 마음이 녹아 물 같이 된지라 (수 7:4-5) [2] 사무엘상 14장을 읽어봅시다! [3] 네가 채우지 아니한 아름다운 물건이 가득한 집을 얻게 하시며 네가 파지 아니한 우물을 차지하게 하시며 네가 심지 아니한 포도원과 감람나무를 차지하게 하사 네게 배불리 먹게 하실 때에 (신 6:11) [4] 사탄이 이에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서 욥을 쳐서 그의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종기가 나게 한지라 (욥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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