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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2 [새벽묵상] 운명과 선택 | Fate and Choice (막/Mk 14:12~21)


14:12 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여짜오되 우리가 어디로 가서 선생님께서 유월절 음식을 잡수시게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하매

The Last Supper

12 On the first day of the Festival of Unleavened Bread, when it was customary to sacrifice the Passover lamb, Jesus’ disciples asked him, “Where do you want us to go and make preparations for you to eat the Passover?”


14:13 예수께서 제자 중의 둘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성내로 들어가라 그리하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를 따라가서

14:14 어디든지 그가 들어가는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음식을 먹을 나의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14:15 그리하면 자리를 펴고 준비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라 하시니

13 So he sent two of his disciples, telling them, “Go into the city, and a man carrying a jar of water will meet you. Follow him. 14 Say to the owner of the house he enters, ‘The Teacher asks: Where is my guest room, where I may eat the Passover with my disciples?’ 15 He will show you a large room upstairs, furnished and ready. Make preparations for us there.”


14:16 제자들이 나가 성내로 들어가서 예수께서 하시던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을 준비하니라

16 The disciples left, went into the city and found things just as Jesus had told them. So they prepared the Passover.


14:17 저물매 그 열둘을 데리시고 가서

14:18 다 앉아 먹을 때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하신대

17 When evening came, Jesus arrived with the Twelve. 18 While they were reclining at the table eating, he said, “Truly I tell you, one of you will betray me—one who is eating with me.”


14:19 그들이 근심하며 하나씩 하나씩 나는 아니지요 하고 말하기 시작하니

14:20 그들에게 이르시되 열둘 중 하나 곧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자니라

14:21 인자는 자기에게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

19 They were saddened, and one by one they said to him, “Surely you don’t mean me?”


20 “It is one of the Twelve,” he replied, “one who dips bread into the bowl with me. 21 The Son of Man will go just as it is written about him. But woe to that man who betrays the Son of Man! It would be better for him if he had not been born.”


 

 

전통적으로 학자들은 마가복음 14~15장(14:1~15:47)을 수난사화 Passion Narrative라고 부릅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 마르틴 켈러 Martin Kähler는 마가복음을 길게 연장된 수난 사화 서론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난 사화로 불리는 14~15장은 마가복음의 핵심 중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명 (12~16절)

당신은 운명을 믿으십니까? 마치 사이비 종교인이 묻는 질문 같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굉장히 의미 있는 신학적 질문입니다.

대표적인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와 존 칼빈은 각자의 종교개혁의 주제가 있었습니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에 근거한 이신칭의(以信稱義) 가 핵심이라면, 존 칼빈의 종교개혁은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마 6:10) 에 근거한 하나님의 절대주권이 핵심입니다.    

그러다 보니 칼빈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발휘된다는 신학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발전하여 예정론Predestination이라는 개혁주의신학의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예정론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구원받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하나님의 작정에 의해 이미 예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렇다면 내가 예수 믿고 구원받고 싶어도,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 없다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되지 않는다는 그런 의미냐?!” 라고 오해하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 심지어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예정론을 그렇게 오해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예정론은 결과적인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누가 구원받고 누가 구원받지 못하는지는 나중에 천국 가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셔서 누구든지 자신의 의지에 따라 복음을 듣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칼빈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예정의 비밀은 하나님께서 깊이 감추어 두신 ‘가장 고상한 지혜’이다.

이 지혜의 영원성을 그 자체로 풀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은 단지 미로(迷路)로 이끌릴 뿐이다. 하나님 자신의 은밀한 뜻은 오직 그 분 자신의 말씀으로만 드러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경이로운 교리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경외해야 할 것이다(기독교강요 제3권 21장 1항).

 

어거스틴Augustine of Hippo은 예정의 진리는 우리가 왕의 침실로 나아가게 되는 지식과 지혜의 보화를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칼빈의 말대로 일종의 유식한 무식을 견지해야 합니다.

그저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 곧 하나님의 말씀만이 온전하게 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고,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믿으면 됩니다.

 


선택 (17~21절)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 인간들의 선택입니다.

오늘 본문에도 선택하는 두 명의 사람이 등장합니다.

한 명은 이름도 알 수 없는 다락방 주인입니다. 학자들은 이 사람이 마가복음을 기록한 마가의 아버지일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그저 추측일 뿐 어떤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개연성은 있다고 봅니다.

본문의 사건은 무교절 첫날 곧 유월절 양을 잡는 날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학자들은 니산월 14일이다, 또는13일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유월절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신비한 방법으로 유월절 식사를 할 장소를 제자들에게 알려줍니다.

주님은 두명의 제자를 보냈는데(13), 누가는 그들이 베드로와 요한(눅 22:8)이라고 밝힙니다.

마을에서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 ἄνθρωπος 곧, 한 남자를 만나서 그를 따라가 그 집 주인에게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음식을 먹을 나의 객실이 어디 있느냐 고 물으면 그가 큰 다락방을 준비해 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14). 당시에 물을 긷는 일은 여성들의 일이었기에, 물동이를 든 남자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그 결과는 예수께서 하시던 말씀대로 만나… (16) 입니다.

말씀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집주인의 순종의 선택으로 말입니다.

 


다른 한 명은 사도 중의 한 사람인 가룟 유다입니다. 예수는 끝까지 그를 사랑하셔서 발도 씻기시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밝히시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가 유다였다는 사실은 온 인류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날까지는 아직 누구도 예수를 팔 자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예수님과 유다 본인 외에는…

유다는 아직 선택의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그는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운명도 아닙니다. 주님은 얼마나 그에게 연민의 마음을 느끼셨는지,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을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21) 말씀하십니다.

결국 세상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하나님의 작정과 뜻대로 움직입니다. 마치 강물이 흘러 흘러 바다로 가는 것을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절대로 강물이 다시 상류로 흐르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매순간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우리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의 다락방을 주님을 위해 선뜻 내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주님을 은 30냥에 팔아 넘길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나의 선택일 뿐입니다. 예수를 파는 누군가는 반드시 영원한 지옥 형벌을 받는 것은 정해진 일이지만, 그 일을 반드시 내가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 나의 선택이 중요한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어떤 대답, 어떤 반응, 어떤 행동을 하시겠습니까?

나의 선택이 운명을 좌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가 매순간 선하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아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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