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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새벽묵상] 진실로 모든 것을 다 버렸나요? | Have You Really Forsaken Everything? (마/Mt 19:23-30)



(23)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우니라

(24)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25) 제자들이 듣고 몹시 놀라 이르되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

(26) 예수께서 그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27) 이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랐사온대 그런즉 우리가 무엇을 얻으리이까

(28)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세상이 새롭게 되어 인자가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을 때에 나를 따르는 너희도 열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하리라

(29) 또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마다 여러 배를 받고 또 영생을 상속하리라

(30)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


대한민국의 최고의 부자였던 상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1987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에 평소 가깝게 지내던 신부에게 신과 종교, 인생에 관한 24개의 질문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병이 급작스럽게 악화되어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을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카톨릭대학의 교수였던 고 정의채 몬시뇰 신부로부터 이 질문지를 전달받은 제자 차동엽 신부는 24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엮어 잊혀진 질문(명진출판, 2012년)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 중에 16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6.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을 약대가 바늘구명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


부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요? (23-26절)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는 오늘 본문을 읽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께서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24) 고 말씀 하신 의미는 말 그대로 부자가 천국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말씀 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부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유대 사회적 통념은 부자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으로 가장 천국에 가까운 사람이고, 여성이나 어린아이, 그리고 가난한 자나 장애인들은 저주 받은 자로 천국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잘 아는 제자들은 몹시 놀라며 그러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까?(25) 라고 질문합니다. 여기서 몹시 놀라다 라는 원어의 의미는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이 어안이 벙벙하다 라는 의미입니다. 당시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는 주님의 발언에 매우 충격을 받은 것입니다. 제자들의 마음에는 어느 정도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자가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하니, 부자 아닌 본인들 역시 큰 일이 난 것입니다. 결국 예수께서 말씀하신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는 말씀의 의미는 부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천국에 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놀라고 절망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26b) 라고 천국에 이르는 비밀을 알려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천국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얻는 것입니다. 구원은 믿음으로 얻고,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엡 2:8)


제자들은 부자조차 천국에 못 간다면 과연 누가 구원을 받겠습니까?라고 부정적인 질문을 했다면, 예수님은 하나님은 다 하실 수 있다 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통해서, 예수를 믿는 자는 누구든지 구원 받을 수 있는 은혜의 길을 열어놓으십니다.

행위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는 다는 점에서 예수님은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움을 말씀(23b) 하십니다.

부자는 많은 재물을 소유함으로 인하여 그 물질에 마음을 빼앗겨 하나님보다는 물질을 사랑하고 의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 예가 바로 앞에 등장한 부자 관원 청년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진 재물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재물이 적음으로 인하여 재물을 끌어 모으는데 혈안이 된다면 그 역시 부자와 같은 운명이 될 것입니다. 요점은 천국 입장 여부는 재물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닌 믿음이 있고 없음, 하나님의 은혜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에 따른 것입니다.


무소유 無所有 (27-30절)

예수님의 말씀에 용기를 얻은 베드로는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랐사온대 그런즉 우리가 무엇을 얻으리이까?(27절) 라고 질문합니다. 분명히 제자들은 앞선 부자 청년과는 달리 즉각적으로 배와 그물, 직장, 부모님을 뒤로 하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역시 그들에게 축복을 약속(28-29절) 하십니다. 하지만 이 축복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격려하시기 위해 이 땅에서가 아닌 마지막 심판의 날 제자들이 누리게 될 영적인 영광을 미리 알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드로가 말한 것처럼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린 것이 맞을까요? 그들이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것이 맞습니까? 아닙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는 이유는 더 많고, 더 큰 것을 가지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다 보면 왕의 옆에 앉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사람이 진정한 무소유가 가능할까요? 무소유 하면 떠오르는 분이 바로 법정스님인데, 그 분 역시도 무소유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가지지 않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무소유 無所有 라는 한자를 보아도 잘 드러납니다. 없을 무(無)처소 소(所), 그리고 있을 유(有). 그러니까 없음이 있음에 있다 라는 의미가 됩니다.[1]쉽게 표현하면 없으나 있으나 매한가지라는 의미입니다. 색불이공공불이색(色不異空空不異色)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다로 번역되는 부처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합니다.[2]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그것에 마음 쓰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자에게 그 재물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돈에 온통 마음을 쓰는 자라면 그 돈이 그 사람에게 하나님인 것입니다. 그래서 부자 청년이 진정 예수를 따르기 위해서는 모아 두었던 재물을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줌으로 말미암아 그 재물이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님을 증명해야 했던 것입니다. 적어도 그 청년에게는 그랬던 것입니다.

불교와 기독교는 없으나 있으나 매한가지 라는 진리에는 같은 목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차별화 됩니다. 불교는 없으나 있으나 매한가지이니 공(空), 곧 삶을 비우려고 무던히 스스로 애를 씁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비우는 것이 아니라 가득 채우려 합니다. 세상 것들이 아닌 예수로 우리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죄성을 가진 인간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고행과 수행을 통해 마음을 비우면 그 자리에 자기 자신이라는 의(義)가 존재하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을 비우는 방법은 오직 예수로 가득 채우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마음을 비웁시다. 오직 예수를 가득 채움으로 말입니다.


---------- [1] 백성호의 현문우답, [출처: 중앙일보] 감동 느낀 법정 스님의 '무소유'···내게는 왜 부담인가 [2]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3 Then Jesus said to his disciples, “Truly I tell you, it is hard for someone who is rich to enter the kingdom of heaven. 24 Again I tell you,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someone who is rich to enter the kingdom of God.”


25 When the disciples heard this, they were greatly astonished and asked, “Who then can be saved?”


26 Jesus looked at them and said, “With man this is impossible, but with God all things are possible.”


27 Peter answered him, “We have left everything to follow you! What then will there be for us?”


28 Jesus said to them, “Truly I tell you, at the renewal of all things, when the Son of Man sits on his glorious throne, you who have followed me will also sit on twelve thrones, judging the twelve tribes of Israel. 29 And everyone who has left houses or brothers or sisters or father or mother or wife or children or fields for my sake will receive a hundred times as much and will inherit eternal life. 30 But many who are first will be last, and many who are last will be first.


The late Chairman Lee Byung-chul, founder of Samsung Group, the richest man in Korea, delivered 24 questions about god, religion, and life to a priest he was close to, two months before his death from lung cancer in 1987. Unfortunately, however, the disease suddenly worsened and he died without being able to hear the satisfying answers to the questions.

The late father Cha Dong-yeop, who received this questionnaire from the Catholic University late professor Jeong Eui-chae, Monsignol, published a book titled Forgotten Questions (Myeongjin Publishing, 2012), which compiled answers to the 24 questions.

The 16th question out of 24 questions from late Chairman Lee Byung-chul is


16. In the Bible, it says "Again I tell you,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someone who is rich to enter the kingdom of God."

Does this mean that all the rich are bad guys?


A Rich Man Can't Go To Heaven? (Verses 23-26)

The richest man in Korea seems to have read today’s scripture. It must have been a very serious problem for him. The meaning of Jesus' saying that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someone who is rich to enter the kingdom of God (24) is that it is literally impossible for a rich man to go to heaven.

However, there is something that Jesus did not mention, that it is impossible for not only the rich, but all people to enter the kingdom of heaven. Jewish social myth at the time was that the rich are those who are blessed by God and are the closest to heaven. On the other hand, women and children, the poor and the disabled are cursed and very far from heaven.

The disciples, knowing this all too well, are greatly astonished and asked, who then can be saved? (25). Here, the original word greatly astonished (exeplēssonto) means strike with panic or in Korean proverb, “dumbfounded with a fisheye as if being hit by the head”. The disciples were very shocked by the words of the Lord that broke the social myth. Because, in their hearts, they had some confidence in possessing heaven. However, when they heard that the rich cannot go to heaven, they were in big trouble because they were not even rich. After all, the meaning of Jesus' saying that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someone who is rich to enter the kingdom of God refers to everyone, including the rich and the poor.

It is impossible for everyone to go to heaven.

But it does not mean there is absolutely no way. To the amazed and desperate disciples, Jesus tells the mystery of reaching heaven, saying that with man this is impossible, but with God all things are possible (26b). That's right! Heaven is obtained only by the grace of God. Because salvation is obtained by faith, and faith is a gift from God.


For it is by grace you have been saved, through faith—and this is not from yourselves, it is the gift of God (Ephesians 2:8)


When the disciples asked a negative question, “who would be saved if even the rich cannot go to heaven?”, Jesus responds with a positive answer “all things are possible with God” as He opens the way of grace through which anyone who believes in Jesus can be saved.

Jesus speaks of the difficulty of entering heaven for the rich in a way that we are saved by God's grace, not by deeds or merits (23b).

This is because rich people have a lot of wealth and are more likely to love and depend on material than God because their hearts are taken away by their possessions. An example of this was the rich man who appeared in front of the disciples.

However, possessing little wealth does not mean that someone will unconditionally enter heaven. Because of the small wealth, if someone becomes enthusiastic about collecting wealth, that person will have the same fate as the rich man. The point is that in order to enter the kingdom of heaven is not a matter of having a lot of wealth or money, but whether we have faith or not, and whether we receive God's grace or not.


Non-Possession (verses 27-30)

Peter, who was encouraged by the words of Jesus, asks, What will we gain then since we have forsaken everything and followed the Lord? (verse 27). Obviously, unlike the rich young man, the disciples immediately followed Jesus, leaving their boats, nets, jobs and parents behind.

So Jesus also promises them blessings (verses 28-29). However, I think that this blessing was to encourage the disciples, in advance of the spiritual glory that they will enjoy, not on this earth, but on the Day of the Last Judgment.

Would it be true that the disciples left everything, as Peter said? Is it correct that they do not possess anything? NO. The reason the disciples abandoned everything to follow Jesus is to possess more and greater things. It is because of the hope that if they follow Jesus they will be able to sit next to the king.

Can a person truly possess nothing? When it comes to non-possession, the one that comes to mind is Bobjong, a buddhist monk. And he also said that “non-possession” is not having nothing, but not having more than necessary.

It is clearly evident even by looking at the Chinese character of non-possession (無所有). means “none”, means “place”, and means “have” or “be”. Therefore, it means that non-possession is also possessing something. In simple terms, possessing or not possessing means the same (https://news.joins.com/article/23628480).

This is in line with the Buddha's teaching of (色不異空空不異色) form is not different from emptiness, emptiness is not different from form, (色卽是空空卽是色) form is indeed emptiness, emptiness is indeed form.

No matter how much riches there are, those who do not care about it and do not be shaken by it, it means the same to have or not to have that wealth. However, if you are a person who cares about even a small amount of money, that money becomes god to that person. So, in order for a rich young man to truly follow Jesus, he had to prove that his wealth means nothing to him by distributing the wealth he had saved to the poor. At least it applies so for the young man.


Both Buddhism and Christianity speak of the same when it comes to “possessing or not possessing is the same”. But it differentiates itself in the next step. Buddhism focuses on emptiness (空), and tries to empty its life. But Christianity tries to fill life, instead of emptying it. Not with the worldly things, but to fill our hearts and lives with Jesus.

Because it is impossible for sinful humans to empty their minds. When you empty your mind through ascetic and practice, the righteousness of yourself exists in that place.

The only way to empty our hearts is to fill them with Jesus.

Let us empty our mind. Only by filling it with Jesus.



1 Comment


Jin Lee
Jin Lee
Mar 03, 2021

오늘 많은걸 배웠습니다! 늘 그대로 해석했었는대 역사적 문화적 철학적 배경이 더해지니까 더깊은뜻을 알게돼었습니다~ 늘 수고가 많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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