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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6 새벽묵상 - 품위유지 (신14:1-21)



한국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금주와 금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절제운동은 한국 기독교 초기부터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록에 의하면 성탄절에 선교사들과 성도들이 함께 술을 빚어 먹었으며, 예배당 입구에 담뱃대를 세워 놓고 예배를 한 후에 마당에서 함께 담배를 피웠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초기 선교사들은 금주와 흡연 문제를 아디아포라(adiaphora), 즉 문화적 ‘불간섭의 영역’으로 보았습니다.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의 선교사들은 본격적으로 금주, 금연과 함께 도박, 축첩을 금하고, 혼인, 장례 등에서의 구습을 타파하고, 비과학적인 의식을 개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신앙상 유익하지 않다는 점, 건강에 해롭다는 의학적인 이유 그리고 개화 혹은 국민의식 계몽을 위한 3가지 이유에서 금주와 금연운동을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초기 기독교의 절제 운동과 새벽기도를 통한 영성 훈련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볼 수 없는 교회의 가파른 성장을 이루고,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선교사를 가장 많이 보낸 두 번째 국가가 되게 하였습니다. 한국의 눈부신 발전과 현재 세계에 불고 있는 K-문화의 바람1은 초기 기독교의 기도와 신앙, 절제운동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눈부신 성장의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너무 보여지는 외적인 거룩, 

보여지는 물질적인 축복에 집중하다 보니 바리새인들과 같이 “행위”만을 추구하는 가식적인 신앙인이 되어버렸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과 믿음은 눈에 보이도록 형식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2 하지만 형식화 된 신앙은 항상 본질을 추구하고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모세는 본질인 하나님의 말씀을 율법으로 형식화 합니다.  

당연히 눈에 보여지는 “행위”가 강조됩니다. 


첫 번째는 장례법 입니다.

이방인들은 죽은 자를 위하여 장례를 할 때 스스로 몸에 상처를 내거나 앞머리를 미는 일을 했습니다.3

그들은 무엇 때문에 몸에 상처를 내면서까지 죽은 자를 애도할까요? 죽은 자를 달래기 위해, 죽은 자에 대한 책임감 표현, 그리고 자신들의 머리카락과 피를 제물로 바치는 의미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튜 헨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영원토로 살아 역사하시는 하늘 아버지 여호와를 가진 성도들은

비록 육신의 아비가 죽었다 할지라도 극단적으로 자기 몸을 벨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성도는 결코 아비 없는 자가 아니라 계속 아비 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진짜 효는 살아서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선친의 무덤을 화려하게 꾸민다 해도 이미 죽은 사람은 그 어떤 것도 누릴 수 없습니다. 어버이날이 다가오는데 더 늦기 전에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씀 드립시다.

두 번째는 음식법 입니다.

14장은 1, 2 절을 제외하고는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똥을 먹는 개를 무엇이라고 합니까? 똥개라고 합니다. 먹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존재를 나타냅니다. 

음식법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3 절, 너는 가증한 것은 무엇이든지 먹지 말라

세분화 된 내용을 살펴보면 짐승 중에는 되새김질, 굽이 갈라지지 않은 짐승은 먹어서는 안 됩니다.  

어류 중에서는 지느러미, 비늘이 없는 어류는 먹어서는 안 됩니다.  

조류 가운데에서는 비둘기처럼 정한 새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구약 시대에 문화상황에서 주어진 율법입니다.  

예수님이 율법을 완전하게 하신 신약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문자 그대로 적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삼겹살이 얼마나 맛있습니까? 장어구이는 어떻고요? 다 먹어도 됩니다.  

그렇다면 구약의 장례법과 음식법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거룩성의 유지입니다.  

모세는 우리의 정체성을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자녀(아들들)이니(1 절) 라고 밝힙니다.  

본문에서 아들들 בָּנִים (바님)이라고 복수로 기록한 것의 의미는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행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모든 율법의 의미는 자녀로서 구별성에 있습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레 11:45)

두 번째는 덕을 세우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무엇을 하든지 덕을 세워야 합니다.4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전 10:31)

하나님의 자녀는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삶의 영역에서 판단과 결정의 기준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 여야 합니다. 더 이상 “이것이 죄인가? 아닌가?”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 앞에 있는 이것을 먹고 마시는 것을, 또는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이 행동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이것이 우리의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 것을 생각하고, 덕을 세우려 생각하면 내가 먹고 마시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집니다. 하나님의 성전인 우리 몸을 잘 돌봅시다. 저는 일단 오늘 Large Size로 두 잔이나 마신 콜라부터 다시 끊어야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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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pop, K-movie, K-beauty, K-food, 요즘에는 K-방역까지 모든 문화 영역에서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유행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2  예배, 기도, 성찬 등등 모든 것은 형식화의 과정을 동하여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형식화는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것입니다.     

    다만 형식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형식주의는 예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3  시리아의 라스샴라(Ras Shamra)에서 발굴된 우가릿 택스트들에는 바알과 연관된 신화에서 바알의 아버지인 엘(El)이 아들 신 바알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대목이 있습니다. 아캇의 전설(Legend of Aqht)에는 전문적으로 애곡하는 여자들이 

    자신을 베어 피를 흘리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덕을 세우기 위하여 하라 (고전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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