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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9 새벽묵상 - 때를 따라 (신11:13-21)



우리 가족이 시애틀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거기 날씨가 일년 내내 비가 온다던데…”, “사람들이 우울증을 많이 앓고 있데요!”1

안 그래도 변하는 환경에 마음이 두려운 사람한테… 상처 난 곳에 소금 뿌리는 격이죠?? 

그런데 막상 와서 살아보니 기후(氣候)에 대한 걱정은 기우(杞憂)2였습니다.  

겨울이 길고 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간간이 맑은 날이 올 때 그렇게 상쾌하고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기가 끝나고 건기인 여름 시애틀 날씨는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기후가 시애틀과 비슷합니다. 이스라엘은 지중해성 기후와 아열대성 기후가 지나가는 지역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시애틀처럼 5월 중순 이후부터 10월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입니다. 그리고 다시 10월 이후부터는 비가 내려서 봄이 끝나기까지 우기가 지속됩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지형, 기후적인 특성상 비가 오지 않으면 결코 농사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보리와 밀을 농사 짓는 2모작을 하는데, 10 월에 비가 내려서 메말랐던 땅을 적셔주지 않으면 농사를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추수 할 때 4~5월경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추수를 망치게 됩니다.  

사실 10월과 5월에 내리는 비의 양은 전체 강수량의 30% 정도입니다. 나머지 70%는 11월부터 3월 사이에 내리는 겨울 비입니다. 하지만 농사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바로 10월과 5월에 내리는 얼마 안 되는 가을과 봄에 내리는 비입니다. 가을에 내리는 비를 이른 비 라고 하며, 봄에 내리는 비를 늦은 비 라고 합니다. 바로 오늘 본문 13절에 등장하는 이른 비와 늦은 비입니다. 때에 따라 주시는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땅이 가나안 땅인 것입니다. 그래서 은혜의 땅 Holy Land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만 머무르면 일년 내내 밀, 보리, 포도, 올리브 등을 수확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데, 그렇게 축복을 주셔서 잘 살게 될 때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 모세는 16절에서 다시 한 번 경고를 합니다.  

여러분은 유혹을 받고 길을 벗어나, 다른 신들을 섬기고 숭배하는 일이 없도록 깨어 있으십시오3

만일 하나님을 섬기는 길을 떠나 우상숭배를 하게 되면, 그 결과는 17절에 잘 나와 있습니다.  

하나님이 진노하시어 하늘을 닫아 때를 따라 주시던 비를 멈추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농사 불능입니다. 죽음 밖에는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엘리야 선지자 시대에 아합 왕조의 우상숭배 때문에 벌어진 3년 반의 가뭄 사건이 이 경고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사건입니다.4

이렇게 되지 않는 비결은 “쉐마 이스라엘!”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율법을 지키며, 다음 세대에게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 말입니다. 이것들 중에 어떤 것 하나라도 게을리 하면 Holy Land 에서 삶에 가뭄이 올 것입니다. 가나안 땅은 적당한 때에 주시는 비가 없으면, 사실은 저주의 땅입니다.  


14절 ‘적당한 때’에서 ‘때’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에트’인데, 이것은 ‘대답하다’를 의미하는 ‘아나’에서 파생된 명사입니다. 그러므로 ‘에트’는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처럼, 필요에 응답하는 완벽한 ‘때’라는 뜻이다. 이것을 헬라어로 번역하면 바로καιρός(카이로스), 곧 하나님의 때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현대는 농경사회를 벗어나 4 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농사 짓기 위한 물은 얼마든지 인간의 기술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이집트와 같은 땅, 곧 Work Land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하나님의 은혜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때를 따라 주시는 하나님의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은혜가 필요 없는 땅과 시대가 되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인간은 이른 비와 늦은 비, 곧 하나님의 때를 따라 주시는 은혜를 필요로 합니다. 오히려 더 다양한 부분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비즈니스 관계상 만나는 바이어들의 마음에 단비를 주셔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복잡한 관계에서 이른 비가 필요합니다. 

거래하는 거래처 사장들이 갑질 하지 않도록 늦은 비가 필요합니다. 

시댁과의 관계에서도 상호간에 마음을 적셔주는 이른 비가 필요합니다.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사랑의 이른 비, 늦은 비가 필요합니다. 

직장에서 상사, 동료들과의 관계, 내가 맡은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단비가 내려야 합니다. 

어떻게 이 많은 때를 따라 주시는 이른 비와 늦은 비 같은 은혜를 누릴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 4:16) 

그렇습니다! 바로 때를 따라 돕는 은혜, 이른 비 늦은 비를 때에 따라 주시는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는 것입니다. 바로 이 은혜를 주시기 위해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은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도움을 필요할 때 하나님 앞에 나가 마음껏 구하도록 말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만 있다면, 이제 우리는 담대하게 하나님께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어서 달려가십시오! 은혜의 보좌 앞으로, 기도의 자리로, 예배의 자리로,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은혜의 단비를 내려주시는 하나님께 마음껏 구하세요!! 우리 아버지 하나님은 반드시 좋은 것으로 응답하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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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전세계 20 명 한 명꼴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그 중에서 우울증을 경험하는 인구비율이 

     미국이 약 17% 로 가장 높다고 합니다. 한국일보 시애틀지부(2018.6.21 일자)에 의하면 지난 2016 년 한해 미국인 4 만 5,000 여명

     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워싱턴 주에서만 1,110 여명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2  기인지우(杞人之憂)라고도 하며, 유래는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으로, 고대 중국 기나라에서 살던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이야기에서 나왔습니다.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함. 

     또는 그 걱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3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 메시지성경, 신명기 11:16 

 4  열왕기상 17 장~19 장에 엘리야와 아합 왕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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