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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새벽묵상 - “카르페 디엠”과 “메멘토 모리” 사이에서 (요21:15-25)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그의 4 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의 주인공인 햄릿의 유명한 독백입니다. 이 대사의 의미는 그저 육체적으로 살고 죽는 것의 문제가 아닌, 현실의 부조리와 타협하며 가치 없이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 대하여 “계속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삶의 성찰에 관한 질문인 것입니다. 

라틴문화권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2 개의 유명한 경구가 있습니다. 

먼저는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입니다.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송시에 등장하는 문구로 직역하자면, 오늘을 잡으라는 의미입니다.  

현재를 즐겨라, 기회를 놓치지 마라 등의 의미로 의역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확대 해석하여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호라티우스 시의 전체 맥락에서 보자면 먼 미래에 대한 많은 생각보다는 현재 주어진 환경 내에서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즐기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인데, 그 의미는 죽음을 기억하라 입니다. 

이 격언은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 장군이 개선문을 지날 때 뒤에서 하인이 귀에 속삭이는 소리였습니다. 부하들의 죽음을, 적들의 죽음을, 그리고 승전하는 장군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 것을 기억하여 우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삶과 죽음 사이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성경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을까요?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 6:34) 

앞당겨 미리 내일의 일을 염려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매일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바로 카르페 디엠 이지요. 

또한 성경은 지혜서를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전 7:2) 

사람은 언제나 마지막 가야 할 길을 생각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죽음’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유한한 존재임을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바로 메멘토 모리 입니다. 

베드로는 본문의 예수님을 만나기 전, 수도 없이 ‘햄릿의 독백’을 입으로 되뇌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실망하여 자신조차 스스로를 용납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은 그의 심정을 

이해할 것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 역시 초대교회 수장인 베드로를 보면서 동일한 당혹감에 빠졌습니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자가 우리의 리더라고? 

요한은 당시 초대교회 정적들의 도전에 대한 답변으로 요한복음 21 장을 에필로그로 기록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 번 예수님을 부정하여 완벽하게 실패한 베드로에게, 세 번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동일한 질문을 함으로서 완벽한 회복을 이루십니다.  그 뿐 아니라 다시 그에게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사명과 권위의 회복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베드로는 로마에서 선교를 하다가 박해가 심해지자 도망을 칩니다. 그런데 그 길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놀란 베드로는 부활승천 하시기 전 자신이 예수님께 질문 했던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요 13:36)1라는 질문을 다시 하고, 예수님은 “로마로 간다.”고 답변하셨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베드로는 다시 로마로 향하였고, 결국에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합니다. 

그 후 그가 묻힌 곳이 지금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입니다. 

모든 인생은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두려움의 연속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COVID-19 사태는 더욱 인생을 두렵게 합니다. 

베드로처럼 실패와 두려움,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은 예수님의 사랑 밖에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Birth(출생)와 Death(죽음)을 주셨지만, 그 사이에 Christ(예수님)을 주셨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필요한 것은 바로 예수님의 끝없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승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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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omine quo vadis?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폴란드 소설가 센키에비치는 이 말에 착안하여 ‘쿠오바디스’(1895)라는 소설을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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