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조각가, 건축가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미켈란젤로 디 로도비코 부오나로티 시모니, 1475.3.6~1564.2.18)는 1508년 교황 율리오 2세의 명령으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1512년에 완성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높은 위치에서 발판에 누워 작업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인하여 관절염, 근육 경련을 얻게 되었고, 심지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감 안료 때문에 눈병도 생겨납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천지창조”라는 그림입니다.
그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또 다른 미켈란젤로가 있는데, 그보다 한 세대 뒤에 활동한 이탈리아 화가인 미켈란젤로 메리시(1571.9.29 ~ 1610.7.18)입니다. 그는 본명보다는 그의 출생도시의 이름인 카라바조로 더욱 유명합니다.
그의 그림 중 유명한 그림이 바로 ‘의심 많은 도마’라는 그림인데,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는 다른 제자들의 말을 믿지 못하던 도마가 예수님을 만나서 예수님의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고 있는 모습의 그림입니다.
바로 오늘 본문을 주제로 한 그림인데, 실제로 도마가 손가락을 예수님의 옆구리에 넣은 것은 아닙니다. 갈릴리 출신 어부인 디두모 도마는 쌍둥이라는 의미의 이름입니다. ‘도마’가 당시 히브리어인 아람어로 ‘쌍둥이’이고, 이것을 헬라어(Greek)로 번역한 것이 ‘디두모’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그는 ‘루시아’라는 이름의 쌍둥이 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도마는 매우 열정적이고, 동시에 직접적인 감각과 경험을 통하여 지식을 얻는 이성적 성향의 인물입니다. 그래서 은유적으로 죽음을 예고하시는 예수님에게 어디로 가시는 지를 묻기도 하였고(요 14:5), 주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러 다시 예루살렘 지역으로 가려고 하자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확실하고 확인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에게 나타나셔서 주님의 부활을 확인을 해 주십니다. 그리고는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도마는 엄청난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My Lord and my God!”, NIV, RSV) 원문은 서술형인 아닌 감탄의 고백으로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 요한은 예수님이 도마에게 하신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이 복되도다.”(요 20:29)는 말씀으로 당시 요한복음을 읽을 독자인 요한공동체의 성도들의 믿음을 격려하며 자신의 복음서를 마무리 합니다. 이후 21장은 요한복음의 에필로그(후기) 입니다.
의심 많았던(?) 도마는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주님의 부활을 확신하게 된 그는 성격대로 열정적으로 사명을 감당합니다. 그는 페르샤(이란)에 교회를 설립하였고, 인도로 건너가 동부교회 (The Church of the East)를 설립하였으며 A.D.72 년 복음을 전하는 도마를 미워하는 원주민들의 창에 순교하기까지 어려운 빈민을 구제하고 부활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의 무덤은 지금도 인도 마라풀(Mylapore)에 위치한 성 도마 성당에 있으며, 그의 사역의 결과 인도 남부의 기독교 비율은 다른 지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습니다.
요한은 회의적이고 이성적인 현대인들을 격려합니다. 믿음을 가지라!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기독교 역사는 믿음을 가진 자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를 도마를 통하여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비록 지금 나는 의심 많았던 도마와 같이 연약한 믿음일지라도, 믿음을 구하는 자를 책망하시지 않으시며 나타나시어 “믿는 자가 되라!”고 격려하시는 그 주님께, 믿음 주시기를 구하기만 하면 반드시 좋은 것으로 응답하실 것입니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마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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